문서의 임의 삭제는 제재 대상으로, 문서를 삭제하려면 삭제 토론을 진행해야 합니다. 문서 보기문서 삭제토론 아가노급 경순양함 (문단 편집) === 왜 이런 배가 나왔는가? === 물론 일본군이 아무런 생각없이 과거의 [[고정관념]]을 유지한 것은 아니다. 당시 일본군의 승리방정식은 어디까지나 [[함대결전사상]]이었고, 이 함대결전사상의 근간중 하나인 수뢰전대에서 경순양함이란 어디까지나 전장의 최전선에서 얻어터지다가 장렬히 산화하는 개념의 함선이었다. 경순양함 진츠가 높이 평가받는 것도 이러한 개념의 전투를 완벽하게 수행해낸 거의 유일한 사례이기 때문이다.[* 6 대 13의 전투에서 진츠는 혼자서 미끼 역할을 수행해서 2,500발 수준의 적의 집중공격을 끌어왔으며 스스로는 전과 없이 격침됐지만, 다른 아군의 피해는 전혀 없었고, 진츠가 이끄는 수뢰전대는 격침 1척, 대파 3척의 전과를 올렸다.] 즉 애초 목적대로 조약 탈퇴 후에는 주포를 갈아치우고 함대결전시 후방 포격 지원의 임무를 맡는 중순양함으로 개조되어 버린 [[모가미급 중순양함]]과는 달리 아가노급은 상대의 구축함과 경순양함을 제압해낼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대한 컴팩트하게 만들어져야 했다. ~~적의 경순양함을 제압한다는 것이 실제로는 거의 불가능했다는 점은 일단 잊자~~ 일본의 생산력과 물자 상황으로는 경순양함을 큰 사이즈로 만들어버리면 소모되었을 때 빠른 전력보충이 어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함대결전사상 자체도 문제있는 사상이었고, 미국도 낭비라고 생각할 수준의 방식인 경순양함을 미끼로 사용한다는 전법 자체가 성공률이 낮을 수 밖에 없었다. 기존의 구형 경순양함이라면 몰라도 신형 경순양함을 이런 식으로 사용한다는 것은 일본군 해군 자신들이 추구했던 '''개함우월주의'''와 정면으로 충돌한다. 즉 이 시점에서 일본의 변명은 모순이 된다는 것이다. 원래 '''생산력이 딸리면 [[야마토급 전함]]이나 [[6호 전차 티거|티거]]처럼 강력한 소수의 물건이라도 만들어내는 쪽'''이 저성능의 얼마 안되는 숫자의 물건을 양산해서 적의 사소한 공격에 싹 날리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었고, 개함우월주의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만들어진데다가 실제로 [[전함]]부터 [[구축함]], [[어뢰정]]까지 적용했었다. 그리고 전장에서 수뢰전을 수행하면서 구축함들이 제대로 어뢰공격을 할 때까지 적을 붙잡아두는 미끼나 탱커 역할을 수행하려고 해도 '''역할 수행을 위한 공격과 방어능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 만일 미끼나 탱커의 능력이 모자라면 순식간에 적의 집중공격으로 인해 전투불능 상태로 전락하고, 그 다음에는 적들이 구축함을 공격하는 바람에 수뢰전 자체를 망친다. [[일본군 해군]]이 구축함을 수뢰전의 미끼로 잘 쓰지 않았던 것과 [[공고급 순양전함]]까지 수뢰전을 위해 투입한 이유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구식인 기존 경순양함이야 원래 약하니 어쩔 수 없더라도, 신형 경순양함을 빈약하게 건조하는 것 자체가 자원과 비용을 헛되이 쓰겠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더해서 시대는 [[항공모함]]에 의한 항공전이 주류가 되어가는 흐름이었고, 일본군이 그렸던 함대결전은 결국 벌어지지 않았다. 사실 아가노급이 계획되던 무렵에는 일본도 차츰 항공기의 유효성을 깨달아가던 시기이기는 했다[* 자신들이 가진 항공모함들이 중국을 맹공격해서 성과가 많았던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그것을 너무나 늦게 떠올렸다.]. 실제로 아가노급에도 미약하게나마 대공능력 강화라는 컨셉은 탑재되어 있었고, 무엇보다도 동시기에 계획된 것이 대공특화형 구축함인 [[아키즈키급 구축함(1942)]]이다. 하지만 수뢰전으로 적과 치고받는다는 오로지 한가지 목적으로 만들어진 아가노급에는 적의 항공기로부터 자신과 아군을 보호하는 대공능력이 부족했고 결국 급변한 시대의 흐름을 전혀 따라갈 수 없었다. 또 다른 문제는 아가노급이 기존의 5천톤급 경순양함과 1만톤급 중순양함의 딱 가운데에 낀 7천톤급의 완전한 신형함이었다는 것이다. 신형함이라면 말이야 듣기 좋지만 아예 처음부터 함을 다시 설계한다는 뜻으로, 기존함에 사용되던 부품을 유용해서 사용하기도 어려웠고 결국 부품부터 장비까지 새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기존함의 제작과 운용에 사용되던 노하우를 적용시키기도 어려웠던 탓에 제작기간이 대폭 늦춰졌다. 결국 1번함 아가노가 취역한 것은 1942년 10월. [[미드웨이 해전]]이 끝나고 완전히 대세가 항공전으로 넘어가고 난 뒤였다. 게다가 생산성도 좋지 못해서 4척 건조가 끝인데다가 마지막 1척은 실전에 투입조차 하지 못했다. 결국 작게 만들어서 빠른 전력보충을 하겠다는 생각도 이루지 못했다. 최소한 전쟁 초기, 못해도 [[과달카날 전역]]에 등장했다면 어딘가 써먹을 용도가 있었을지도 몰랐겠지만 역사에 IF는 없는 법이다. 정작 전쟁 초기부터 과달카날 전역까지의 야전은 더 능력이 뛰어난 중순양함이 주역이었고, 수뢰전대가 챙긴 전공은 소소한 수준에 불과했다. 1942년 11월 12일 ~ 14일에 벌어진 [[과달카날 해전]]에서는 공고급 순양전함부터 중순양함들, 수뢰전대까지 줄줄이 야전에 투입되었지만 아가노급은 없었다. 과달카날의 소유자를 결정하는 싸움에 참가하지 못한 것이다. 게다가 정작 네임쉽 아가노가 참여한 야전인 엠프레스 오구스타 만 해전에서 전력적으로 우월한 일본군 해군은 패전했고 여기서 '''아가노는 전과를 하나도 못 올렸다.''' 사실 영국 해군도 아가노급과 비슷한 발상의 경순양함을 4척이나 만들기는 했다. 전급인 [[리앤더급 경순양함]]이 비싸다는 이유로 저렴하면서도 어느 정도 강력한 화력을 가진 경순양함을 목표로 한 [[아레투사급 경순양함|아레투사급]]이라고 하는 경순양함으로서 6인치 2연장 주포탑 3기와 어뢰발사관 및 수상기 1기를 갖춘 군함이었다. 하지만 아레투사급은 부무장이 4인치 연장 양용포 4기로 대공 화력은 아가노보다 강했던데다, 무엇보다도 배수량은 아가노급보다 적은 5,200톤이었다. 게다가 아레투사급이 나오자마자 일본이 내놓은 모가미급에 충격을 받은 영국 해군은 아레투사급의 양산을 포기하고 대형인 [[타운급 경순양함]]으로 방침을 바꾸었다.[* 비슷한 예로 [[카운티급 중순양함]]과 [[요크급 중순양함]]이 있다. 물론 영국도 요크급을 건조한 뒤에 [[서리급 중순양함]]같이 카운티급의 후계함을 준비했지만 결국 예산부족으로 그냥 [[타운급 경순양함]]을 더 건조하자는 방향으로 가게된다.] 이탈리아는 좀 애매하지만 비슷한 배수량의 경순양함인 [[콘도티에리급 경순양함]] 세리에 우노와 두에[* uno, due: 이탈리아어로 1,2]에 해당되는 주사노급과 카도르나급이 있는데 딱 아가노수준의 장갑을 가지고 있다. 대신 주사노급과 카도르나급은 152mm 함포 8문에 37노트라는 괴물같은 속력을 가지고 있다. 물론 어뢰관 배치는 아가노급이 더 우수하지만(4연장 어뢰관 직렬 2기 vs. 연장 어뢰관 병렬 2기) 그외 다른 하드웨어가 너무 차이가 난다는 점. 거기에다가 이탈리아는 주사노급을 기반으로 꾸준히 개량해 세리에 콰트로에 해당되는 두카 다오스타급에 가면 장갑은 3배씩 강화되었는데 스펙은 거의 동일한(!!) 함을 만들어 냈다는 사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두카 다오스타급은 배수량이 1만톤이 넘는다는 점. 당연하지만 기존의 있는 설계를 기반으로 해서 만들었으며 그 덕분에 기존함의 단점을 극복하면서 장점을 추가하는 형태가 되었다. 어찌보면 아가노급과의 가장 큰 차이는 이 기반설계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른다.저장 버튼을 클릭하면 당신이 기여한 내용을 CC-BY-NC-SA 2.0 KR으로 배포하고,기여한 문서에 대한 하이퍼링크나 URL을 이용하여 저작자 표시를 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입니다.이 동의는 철회할 수 없습니다.캡챠저장미리보기